2025년부터 전국 고등학교에 전면 도입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을사년 새해에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09년 생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여러모로 궁금하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요. 저도 같은 입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하나씩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고교학점제란?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처럼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여 졸업 학점을 채우는 제도입니다. 기존의 일률적인 교육과정을 탈피해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하고, 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길러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고교학점제 홈페이지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https://www.hscredit.kr/hsc/intro.do
-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고등학생들은 주어진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업을 듣게 됩니다. - 목표한 성취 수준에 도달했을 때 과목을 이수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에는 학생이 성취한 등급에 상관없이 과목을 이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이 목표한 성취 수준에 충분히 도달하였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과목 이수를 인정해 줍니다. 따라서 배움의 질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한 경우에 졸업하는 제도입니다.
기존 고등학교에서는 출석 일수로 졸업 여부를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누적된 과목 이수 학점이 졸업 기준에 이르렀을 때 졸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졸업이 곧 본질적인 학력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 내용
1. 학점 이수 기준
-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192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뉩니다.
- 필수과목은 학생의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 모든 학생이 이수해야 하며, 선택과목은 진로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2. 수강신청제 도입
- 학생들은 대학처럼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여 수강 신청을 하게 됩니다.
3. 평가 방식 변화
- 평가 기준은 학습 성취도와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조합니다.
- 원래는 기존의 상대평가에서 벗어나 절대평가 또는 성취평가제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 10월 돌연 상대평가제를 유지하되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4. 진로 중심 교육과정
-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전문 교과, 융합 교과 등이 확대됩니다.
기존에는 보편적인 문과/이과로만 구분되어 정해진 과목만 들었던 체계에서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다양한 교과를 학습, 경험하게 하는 체계로 바꾸겠다는 취지는 매우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대학 입시가 우리나라 고등 교육의 최종 목적이다 보니 입시 경쟁과 사교육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상대평가 논란
당초 정부는 고1의 경우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고2, 고3의 경우 선택과목에 대하여 절대평가를 적용하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개편안에선 전 학년 5등급 상대평가로 바꾸고 절대평가 등급도 함께 기재하기로 결정을 바꾸었습니다.
학생들이 다양하고 유익한 선택과목을 접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취도 만을 평가하는 절대평가가 필요합니다. 교과가 다양해질 수록 소수 인원만 수강하는 학과가 많아질텐데 이 과목에 상대평가를 적용하게 되면 등급에 대한 경쟁이 심해지므로 이런 과목들(수인수 과목들)을 회피하게 될 것이고 학교에서도 소인수 과목들을 개설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과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취지는 많이 퇴색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5등급 상대평가를 도입하게 되는데요.
- 고1 때의 성적을 2·3학년 때에 만회할 기회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지금도 고교 자퇴 뒤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에 응시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내신 절대평가로 전환 시에는 고1 성적 부진 시 자퇴하고 수능에만 매진하는 문제가 더욱 심화할 수 있습니다. - 고1~3학년 내신을 일관성 있게 평가하면서 변별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다.
고1만 상대평가를 할 경우 성적을 부풀리기 쉬운 고2·3 내신의 중요도는 떨어지고, 고1 내신의 중요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거란 전망입니다. 고등학교 입장에서는 더 좋은 입결을 위해 절대평가인 선택과목의 성적을 부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 5등급제는 학령 인구 감소 등도 고려됐다.
9등급으로 나누면 내신 경쟁으로 인한 부담은 갈수록 극심해지기 때문에 5등급으로 바꾸었습니다. 현재도 올해 전국 43개 고교는 학생 수가 부족해 1등급이 없다고 합니다.
대입 변별력 논란
5단계 상대평가를 실시할 경우, 대입 변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학들은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부종합전형 같은 수시 전형에서 상대평가 등급을 보고 학생들을 선발할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2028 대학입시에서는 대학들이 이러한 고교학점제를 어떻게 반영킬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